집에 내려갔다온 2주간, 살은 3kg(이라고 말하고 다니지만 사실 그 이상)쪄 왔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에 익숙해져서 돌아왔다! 이건 정말 큰 수확! 일찍 일어나서 출근을 준비하는 부모님의 인기척 때문에 절로 잠이 깨이는 것도 있었지만, 어떻게 보면 인기척보다는 백수라는 심리적 압박-_-이 더 잠에서 쉽게 깨도록 만들었을지 모르겠다. 내 알량한 양심은 엄마아빠는 일하러 나가는데 스물여섯의 백수 딸은 아직도 한밤중인 모습을 허락하지 않았기에-_-.. 여튼 그렇게 일어나고 나서 아침 먹고 약간씩은 좀 더 졸다가, 청소며 설거지며 집안일을 하면서 식모빙의를 하고, 책읽고 등등 하다보면 하루가 금방금방 갔다. 정말 외출도 별로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 날이 훨씬! 더 많았던 2주간이었다. 물론 막상 가 있는 동안 짜증나는 일도, 답답한 일도 있긴 했지만 진짜 '집'에서 푹-쉬고 온 기분에 푹 젖을 수 있었다. 항상 울산에 다녀오면 어쨌거나 나를 보듬어줄 최후의 보루를 확인하고 온 것 같은 든든한 기분을 갖게 된다. 그렇다고 해서 우리 가족들은 모두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고, 조화로운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구성원인 것은 아니다. 누군가가 '정말 부러운 가정'이라고 우리 가족을 꼽을 확률은 희박하다고.. 아니 없다고도 생각된다.-_- 집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짜증내고, 답답해하고, 화도 낸다.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이 사는 그런 집이 있다는 사실이 저 밑바닥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것 같다. 연인에게 '그냥 너라서 좋다'는 말하는 것처럼, 밑도끝도없고 남들이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지 몰라도- 그냥 그런 가족이 그렇게 있어서 다행이다.